일본 앱에서 '확인하세요'를 그대로 쓰면 이탈률이 올라가요. 메루카리 UX라이터가 공개한 브랜드 코어 기반 문구 설계 방법론을 3가지 실전 케이스와 함께 풀어봤어요.
메루카리 UX라이팅 실전 방법론 — 일본 앱 문구가 전환율을 결정하는 이유
일본 앱 런칭할 때 UI 문구를 한국어에서 그대로 번역하면 사용자 반응이 안 나와요. 저희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버튼 문구 하나 때문에 가입 완료율이 떨어진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메루카리가 어떻게 문구를 설계하는지 들여다봤어요.
메루카리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전담 UX라이터를 둔 회사예요. 오가와 코세이라는 한 명의 라이터가 전체 앱의 문구를 관리해요. 어떻게 혼자서 하는지,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문구를 만드는지, 이번 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볼게요.
브랜드 코어 4가지가 모든 문구의 판단 기준이 된다
메루카리는 문구를 감으로 쓰지 않아요. 4가지 브랜드 코어를 먼저 정해두고, 모든 문구가 이 방향에 맞는지 체크해요.
- あんしんで頼れる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는): 불안을 줄이는 문구
- 誰でも使いやすい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어려운 말을 피하는 문구
- 使うほどワクワク (쓸수록 설레는): 행동을 독려하는 문구
- ちょっといいことしてる気分のよさ (좋은 일 하는 기분): 긍정적 톤의 문구
예를 들어볼게요. 가입 완료 화면에서 '確認してください(확인해주세요)'라고 쓸 수도 있어요. 문법적으로는 맞아요. 하지만 메루카리는 이 표현을 안 써요. 명령형 톤이라서 '誰でも使いやすい' 원칙에 안 맞거든요.
대신 'あと何ステップで完了します(몇 단계만 더 하면 완료돼요)'라고 써요. 사용자 행동을 독려하면서도 압박감을 안 주는 문구예요. 이게 브랜드 코어를 기준으로 문구를 쓰는 방식이에요.
디자이너가 만든 UI 문구를 전담 라이터가 검토한다
메루카리 UX라이터는 디자인 팀에 소속돼 있어요. 디자이너가 Figma로 UI를 만들면, 거기 들어간 가짜 문구를 검토해요. 그냥 검토만 하는 게 아니라 3가지를 체크해요.
1. 난이도 높은 용어 제거
일본어는 한자 조합이 복잡해요. 같은 뜻이어도 쉬운 표현과 어려운 표현이 있어요. 메루카리는 무조건 쉬운 쪽을 택해요. '登録(등록)' 대신 'はじめる(시작하기)', '設定(설정)' 대신 '変更(변경)' 같은 식이에요.
2. 외래어 최소화
일본은 외래어를 많이 쓰는 나라예요. 하지만 중장년층은 외래어를 어려워해요. 메루카리는 20-50대까지 폭넓게 쓰는 앱이라서 외래어를 최대한 줄여요. 'アカウント(어카운트)' 대신 'ユーザー情報(사용자 정보)', 'プロフィール(프로필)' 대신 '自己紹介(자기소개)' 같은 선택이에요.
3. 구어체 표현 우선
메루카리는 딱딱한 서면어를 안 써요. 사람들이 실제로 말하는 표현을 우선해요. '送信する(송신하다)' 대신 '送る(보내다)', '受領する(수령하다)' 대신 '受け取る(받다)' 같은 식이에요. 구어체가 친근하고, 이해도 빨라요.
문구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상류 설계부터 바꾼다
오가와 라이터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 이거예요. "언어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체험 자체가 복잡하면 아무리 좋은 문구를 써도 소용없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환불 신청 화면이 7단계로 나뉘어 있다고 해봐요. 각 단계마다 설명 문구를 아무리 친절하게 써도, 사용자는 "왜 이렇게 복잡해?" 하고 이탈해요. 이런 경우는 문구 문제가 아니라 설계 문제예요.
그래서 메루카리 UX라이터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회의에 참여해요. "이 흐름이면 문구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먼저 피드백을 줘요. 화면 구조 자체를 단순하게 바꾸는 방향으로 가는 거죠.
실제로 메루카리는 복잡한 기능을 출시할 때 '이 기능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나?'를 기준으로 삼아요. 한 문장으로 설명이 안 되면 기능 자체를 다시 검토해요. 문구는 그 다음 문제예요.
명령형·추상어·압박 표현을 피하는 3가지 원칙
메루카리 UX라이팅 가이드라인에는 '쓰지 말아야 할 표현' 리스트가 있어요. 크게 3가지예요.
1. 명령형 톤 (〜してください)
일본어에서 '〜してください'는 정중하지만 명령조예요. 메루카리는 이 표현을 안 써요. 대신 '〜すると〜になります(~하면 ~가 돼요)' 같은 결과 중심 표현을 써요.
예시를 들어볼게요.
- ❌ 写真をアップロードしてください (사진을 업로드해주세요)
- ✅ 写真をアップロードすると、商品が見つかりやすくなります (사진을 업로드하면 상품을 찾기 쉬워져요)
두 번째 문구가 왜 더 좋은지 보여요? 행동 결과를 알려주면서, 사용자가 스스로 선택하게 만들어요.
2. 추상적 표현
'最適化(최적화)', '効率的(효율적)' 같은 말은 구체적이지 않아요. 사용자는 "그래서 뭐가 좋아지는데?"라고 생각해요. 메루카리는 추상어 대신 구체적 변화를 써요.
- ❌ より良い体験を提供します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요)
- ✅ 商品が3倍早く見つかります (상품을 3배 빨리 찾을 수 있어요)
3. 압박감 주는 표현
'今すぐ(지금 바로)', '急いで(서둘러)', '残りわずか(얼마 안 남음)' 같은 표현은 단기 전환에는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메루카리는 장기 신뢰를 우선해요. 그래서 압박 표현을 안 써요.
대신 '時間があるときに(시간 날 때)', 'いつでも(언제든지)' 같은 여유 있는 톤을 써요. 사용자가 부담 없이 다시 올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우리가 적용해 본다면?
저희도 이 방법론을 참고해서 일본향 문구를 수정해봤어요. 우리가 운영하는 강남의 어느 한 피부과의 라인 안내 문구였어요.
처음에는 한국 버전 문구를 그대로 번역했어요. '예약하기' → '予約する', '문의하기' → 'お問い合わせ' 이런 식이었어요. 테스트 유저 반응이 안 좋더라구요. "어디에 연락하는 건지 모르겠다", "뭘 예약하는 건지 불분명하다" 같은 피드백이 나왔어요.
메루카리 방식을 적용해서 이렇게 바꿨어요.
- '予約する' → '診察日を選ぶ(진료일을 선택하다)' — 구체적 행동으로 변경
- 'お問い合わせ' → 'クリニックに相談する(클리닉에 상담하다)' — 대상과 목적을 명확히
- '登録してください' → 'はじめる(시작하기)' — 명령형 제거
이 정도만 바꿨는데 회신율이 오르더라구요. 수치로 말하면, 첫 대화 이탈률이 줄고, 개인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비율이 늘었어요. 문구 하나 때문에 이렇게 차이가 나더라고요.
일본 앱 문구, 번역이 아니라 재설계다
정리하면 이래요. 메루카리 UX라이팅 방법론의 핵심은 3가지예요.
- 브랜드 코어를 먼저 정하고, 모든 문구를 그 기준으로 판단한다
- 난이도 높은 용어·외래어·서면어를 피하고, 구어체로 쓴다
- 문구로 해결 안 되는 건 상류 설계부터 바꾼다
일본 앱 문구는 번역이 아니라 재설계예요. 한국어를 그대로 옮기면 일본 사용자 행동 패턴이랑 안 맞아요. 메루카리처럼 브랜드 원칙을 정하고, 그 기준으로 모든 문구를 다시 짜는 게 맞아요.
저희도 이 방식을 적용해서 여러 클리닉의 일본 앱·웹 문구를 만들어봤어요. 효과가 있었어요. 일본 진출하면서 앱 문구 때문에 고민이라면, 한번 이야기 나눠봐요. 실제 케이스 들고 구체적으로 풀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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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케팅 전문
